2020년이 저물어간다.
'경자년 새해가 밝았습니다!'하고 왁자지껄한 게 엊그제 같은데, 곧 엄숙하게 '신축년 새해'를 맞이하게 생겼다.
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는 지나온 발자취가 아쉽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유독 한 게 없이 느껴졌다.
나는 정말로 올 한 해 '사회적 거리두기'밖에 한 게 없는지,
그리고 다가오는 새해에는 어떤 목표를 이루고 싶은지에 집중해서 글을 작성해보려고 한다.
2020년 공부했던 것
- 올 초에 지금의 회사에 입사하면서, SQL 쿼리 날리는 게 급하게 늘었다.
면접을 볼 때, 시험(?)을 보고 들어갔는데, 간신히 바늘구멍 들어가듯 통과해서 그런지 입사 전까지도 SQL 공부를 당부하셔서 입사 전까지 SQL 관련 책 2권을 뗐다. 그리고 일하면서 팀장님께서 이것저것 리뷰해주신 것도 있어서(사실 책보다는 이쪽이 더 도움이 되었다.) SQL은 그래도 일하는데 문제 없을 만큼은 늘었다.
- SQLD 자격증 취득(2020.05)
해당 자격증 취득에는 앞서 입사의 영향이 컸다. SQL 쿼리를 잘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던 만큼, 자격증을 걸어놓고 공부를 하면 그래도 좀 하지 않을까 싶어 SQLD를 신청했다.
역시나 자격증이라는 게 다 그렇듯, 실무에 거의 도움이 안 되는 게 사실이었지만,
'From -> Where -> Group by -> Having -> Select -> Order by' 순으로 쿼리 실행된다는 거라든지,
'인덱스 정렬', '쿼리 최적화' 등등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에 대해서 공부하는 건 뜻깊었던 것 같다.
- Google Bigquery, 데이터 스튜디오, Tableau 사용법을 익히게 되었다.
한 번도 써보지도 않았고, 생각도 못했던 것이었는데 데이터 분석 업무를 하면서 이것들을 만져볼 기회가 주어지게 되었다. Bigquery야 뭐 SQL 쿼리 날리는 거니까 그냥 쏘쏘했는데, 데이터 스튜디오나 Tableau는 이름만 들어봤던 거라 처음 만져봤을 때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고 전문가 수준으로 잘 쓰는 것도 아니고,(그냥 작동방식만 아는 수준) 시각화나 BI 도구는 이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과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는지라.. 그 부분은 계속 신경을 쓰고 고려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 ADP 실기 접수, 그리고 불합격.
자격증을 걸어놓아야 공부를 할 것 같아서, ADP 실기를 접수했다. 19년 11월에 백수 상태일 때, 이미 ADP 필기는 합격을 한 상황이었는데 실기는 자신이 없어서(+코로나 여파로 강제로 미뤄진 것도 있고) 차일피일 미루다 한 번 용기를 내서, R의 tidyverse 패키지 정도만 손에 익힌 상태로 시험을 보러 갔었다.
ADP의 실기 난이도는 악명이 높기로 유명한데, 그게 막 맛있게 매운 맛이 아니라 시험범위를 극악하게 늘려놔서 '이건 예상 못했지? 시계열의 맛을 봐라!!! 하하하, 이것이 부스팅 알고리즘이다!!!' 이런 식으로 나오는지라 실제 시험을 보러 갔을 때 상당한 멘붕이 왔었다.
시험 결과는 당연히 합격권하고 꽤 먼 점수였지만, ADP 공부하면서 R의 tidyverse 패키지 쓰는 법은 익히게 됐던 것 같다.
- 시계열 공부 시작(지금은 또 다 까먹었지만)
앞서 ADP 시험의 여파(시계열 문제가 나왔음)로, 공부는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던 시계열을 시작했다. KOWC의 이기천 교수님 - 시계열 분석을 듣기 시작했는데, 대학원 강의라 그런지 너무 어려워서 속도가 나지는 않는다. 현 시점에서 1/3 정도 들었는데, 그래도 미뤘던 걸 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었다.
이렇게 쓰고보니, 2020년을 그래도 완전히 통으로 날리지는 않은 것 같아서 위안이 되기도 하는데..
여전히 아쉬운 부분도 많다.
2021년 기르고 싶은 역량
1. 데이터랑 친숙해지기
사실 데이터 분석가에게 제일 중요한 건, 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도메인 지식이 제 1 역량이라고 생각했었다. 직종을 바꿔서 입사한 지라 도메인 지식에 대한 환상이 더 컸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입사하고 10개월이 된 시점에서도 이렇게 헤매는 걸 보면, 단순히 도메인 지식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일을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 모르는 것에 대한 거부반응(?)도 심해지면서 데이터를 보는 게 때로는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입사하고나서 처음에는 데이터를 보는 게 재밌었는데, 이런 재미나 호기심이 입사 초에 비해서는 시들해졌다.
옛 직장의 팀장님은 '데이터 분석가는 결국 데이터를 계속 바라보는 수 밖에 없다. 그렇게 계속 데이터를 보다보면 데이터가 말을 거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고 하셨다.
이 일을 장기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 놓고, 작은 것 하나하나 호기심을 갖는 게 결국 핵심인 것 같다.
회사에서 되도 않는 연관성 분석이니, 이런 것도 시도했었는데 혼자 이것저것 시도하면서, 킥킥댔던 그 초심을 되살려서
1차적으로는 데이터에 대한 애정을 갖고 근무하는 걸 목표로 하려고 한다.
2. 공부시간 확보
자격증 공부를 할 때는 그래도 시험이 걸려있으니 강제로라도 공부를 하게 됐는데,
실무에 쓸 일도 없고 내가 관심도 없는 것들을 억지로 봐야한다는 게 단점이었다.
그래서 혼자 시계열을 진득하게 파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강제성이 없으니 공부를 하지 않더라..
지금의 팀장님도
'절대 자격증 공부로는 실력이 늘지 않는다. 직접 해봐야 실력이 는다.'고 하셨었는데...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심지어 코로나 시국이라, 온전히 집에서만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습은 왠만한 의지가 아니고서는 이뤄낼 수 없겠구나 판단을 했다.
글또를 신청한 것도 공부 시간을 확보하는, 어느 정도 강제성을 부여하려는 것도 있었는데..
결국 공부를 못해서 이렇게 1년 회고록으로 대체하고 있다.....
시간 관리에 대한 부분, 더 나아가 공부에 대한 목표 설정까지 고려해서 공부시간을 확보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
자격증 공부를 할 지, 뭔가 새로운 목표를 잡아서 공부를 할 지 고민을 했었는데
ADP 관련해서 스터디원을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스터디 신청을 한 상태라,
만약 스터디원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상반기는 ADP와 빅데이터 분석기사를 공부하는데 시간을 쏟을 것 같다.
대신 자격증 공부의 단점인, '원리를 이해 안 하고 우겨넣기만 한다.'는 걸 보완하기 위해,
모르는 게 있으면 따로 공부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3. 기록 습관 기르기
이것도 잘 안 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원래는 네이버 블로그에 이런저런 기록들을 남기고 있었는데,
올해도 'ADP 공부 과정을 포스팅해야지'하고 결심은 해놓고, 기록으로 남긴 게 없었다.
기록으로 남기는 게 귀찮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공부를 한 게 없었으니 기록할 것이 없었다.
그나마 이건 글또를 하고 있으니까, 조금 더 습관화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 같다.
그것이 내 예치금에 대한 약속이니까.(끄덕)
4. 공사 구분하기
마지막으로는 직장에서의 나와, 퇴근 후의 나를 분리하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근 2주? 넘게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나도 못했는데,
이유인즉슨 주말에도 계속 일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고, 사실 할 필요도 없었는데..
그냥 너무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붙잡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 시간이 굉장히 보람차거나, 도움이 되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고..
주말에 쉬지를 못해서 힘만 빠졌다.
직장에서의 내 모습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는 있어도, 그게 온전한 내 정체성은 아니라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실천이 잘 되지는 않는다.
조금 더 가볍게, 회사에서는 회사일에 집중하고 퇴근 후에는 자기계발에 집중하는 2021년이 되고 싶다는 각오로 이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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