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돌아보기
2025년이 와 버리고 말았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한 해가 바뀌는 게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매년 비슷한 패턴은 반복되지만 만족스러움이 크지는 않다보니 그저 나이만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런 불안감이 점점 더 커져오기 때문인 것 같다.
2024년을 되돌아보면, 이룬 게 없지만 또 이룬 것들이 있다. 작년의 목표는 나만의 분석 프로젝트 4개 진행해보기였다. 단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시도를 하지 않은 건 아니었고, 첫 시도에 원하는 데이터를 구할 수가 없어서 그대로 손을 놔 버린게 실패 요인인 것 같다.
그렇다고 아무 것도 안 하고 손 놓고 있었느냐 하면 또 그건 아니다. 어쨌든 꾸준히 운동을 했고, 꾸준히 통계 공부를 했고, 꾸준히 시간관리(회고) 모임에 나갔다. 그래서 성장을 체감할 수 있었는가 라고 하면 그건 아니지만 말이다.. (책을 몇 권 읽었는지는 말할 수는 있지만 그래서 통계 경험치가 얼마나 쌓였는가는 알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에 좋았던 것들을 곱씹어보면,
- 에리히 프롬 책을 처음 접한 것 - 내 마음을 정확하게 그려내는 문장들이 위로가 되었다.
- 헤르만 헤세 책을 디깅할 수 있게 된 것 - 황야의 이리와 이런저런 헤르만 헤세의 에세이를 읽었다.
- 통계 관련 책들을 완독해 나간 것 - 가장 최근에 실무로 통하는 인과추론 완독에 성공했다.
- 글또라는 커뮤니티 안에서 좋은 사람을 만난 것 - 퇴고 모임, 시지삶, 쓸모또, 이런 저런 스터디와 커피챗을 통한 만남.
- PT를 받으면서 꾸준히 운동에 몰입하는 경험을 한 것 - 최근에는 독감 때문에 거의 못 나갔지만 다시 열심히 해야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편한 것은
- 낯선 상황, 변화를 맞닥뜨리는 상황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 것
- 현재의 환경. (복합적이다)
- 뭔가 막연히 정상 궤도를 벗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
이다.
그러다보니 뭔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계속 느끼고 있다. 마음이 어딘가 계속 갑갑하고, 어딘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스트레스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원대한 생각을 갖고 신년 목표를 계획하려고 시도해 보았다. 그런데 이게 막연히 막연하고, 너무 목표가 크다보니 도저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작으면 작은대로 "이런 게... 목표?" 싶었고 크면 큰대로 "이걸 할 수 있는 게 맞나? 너무 막연한 게 아닌가" 싶어 갈팡질팡했다.
가슴 뛰는 것들이 없다는 것도 문제였다. 목표를 세우면서 가슴 설렐만한 미래가 그려져야 하는데, 막연히 좋아 보이는, 그냥 되면 좋지 않을까 싶은 것들만 떠오르니 목표라는 것들은 그저 머리 속에서만 파편화되어 떠다닐 뿐이었다.
목표를 세우고 싶지만 세우지 못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 가다, 크고 원대한 목표를 세우려다가 이도 저도 안 하느니 그냥 일단 뭐라도 써보자 싶어 최종이 아닌, 현재의 느낌과 목표를 간략하게 써 본다. (여기까지가 이 글을 쓰게 된 빌드업)
2025년 계획하기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가, 이런 정답이 없는 질문들이 내겐 너무나도 어렵고 힘든 질문인데... 막연히 요즘 느끼는 점을 써보자면
- 현실에 어느 정도 발을 붙이고 있되, 너무 집착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
-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고 싶다는 것
- 한 방이 있는 데이터 분석가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F답게 모든 것이 추상적이다)
현실에 발 붙이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라 그간 각종 철학 책과 불교 관련 서적을 틈틈이 독파해 왔다. 불교 책과 철학 책을 읽을 때에는 현실에서의 고민 바깥에 서서, 모든 것을 초월할 수 있을 것만 같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막상 현실에 문제가 닥쳤을 때 모든 것을 초월하려 노력하는 방식들이 어딘가 계속 불쾌감을 주어서 딜레마를 겪고 있었다.
그러던 중, 최근 읽고 있는 "마음이 아플 땐 불교 심리학"이라는 책에서 발견한 문구에서 그 불쾌감의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는 자신의 어떤 경험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영적인 척해서는 안 된다. 아잔 차 스님은 말하기를, 우리는 화가 나면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면서 화가 난 이유를 들여다보고, 화가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알아야 한다. 화가 나거나 놀라거나 수치스럽거나 다른 이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은 우리가 인간으로서 처한 조건이다.
지나치게 현실 초월적으로 생각하려 하는 것이 오히려 본질을 보는 것을 해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머리가 띵했는데, 그런 관점에서 "돈을 못 버는 것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 "남들에게 인정 받지 않아도 괜찮아" 와 같은 마음의 소리에서 억지로 벗어나는 것이 과연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 맞는가 하는 물음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어느 정도 너무 억지로 쿨한 척 하지 않되, 또 거기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따뜻한 사람 되기
늘 마음은 있지만, 스스로 반성이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마음이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다 정당화될 수 있는 것도 아니기도 하고 말이다.
최소한 스치며 지나가는 것들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연민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 방이 있는 데이터 분석가 되기
터닝 포인트를 생각해 봤을 때, 그것이 어떤 형태든 좀 스스로 믿을만한 구석이 있으면 다시 나 스스로를 박차고 올라올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데이터 분석가가 현재 나의 업이니 이 업을 잘 해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부분에서라도 나만의 필살기, 한 방이 있는 데이터 분석가가 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2025년 목표
그런 의미에서 현재 2025년 목표를 현 시점에서 초안 수준으로나마 간단히 써보면
1. 재테크 관련 공부하고 액션 아이템 실천하기
3개월에 책 또는 동영상 콘텐츠를 1개 이상 보고 실천할 수 있는 액션 아이템을 뽑아내기
거의 금융 문맹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인데, 행복은 돈에서 오지 않아라며 애써 외면해 왔던 것 같다. 하지만 진정한 어른이라면 무릇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하고, 가장 취약한 부분 중 하나인 재테크(경제) 공부를 시작해야겠다고 느꼈다.
2. 매일 감사할 점 적기
아마 매일..이라고 써도 매일 안 하겠지만 루틴으로 꾸준히 관리하면 좋을 것 같다고 느낀다.
3. 기술 서적 책 파먹기
사놓고 안 읽었거나 미뤘던 책들을 파먹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이래놓고 최근에 한 권 더 산 건.... 욕 먹어도 싸다)
- 데이터 파이프라인 핵심 가이드
- 컴퓨터 시대의 통계적 추론
- 행동 데이터 분석
- Product Analytics (원서)
- 추천 시스템 입문
올 한 해 이 책들은 다 읽고 책걸이로 기록할 수 있으면 좋겠다.
4. 캐글과 데이터 엔지니어링 입문하기
이론 공부만 하다보니 실전에 취약하다고 느낀다. 파이썬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이 대부분의 데이터 분석가에게 꽤나 당연한 역량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R만 하다보니 썩 자신이 없다. 머신러닝과 관련하여 조언을 구했을 때 "실제 데이터 분석을 해 보는 게 도움이 된다"라는 답을 듣기도 해서, 자신 없어서 미뤄뒀던 캐글 데이터 분석도 해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또, 분석가에게도 데이터 엔지니어링 역량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애써 외면해 왔는데, 간단한 기초 개념이라도 슬슬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 미루기는 멈추기)
캐글 데이터 분석은 일단 갖고 있는 기초책으로 코드를 따라 치는 수준으로 하다가 주기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계획해야 할 것 같고(언제부터 시작할 것인지, 어느 주기로 할 것인지와 같은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데이터 엔지니어링은 아마 긁어 놨던 데이터캠프로 할 것 같은데 노션이나 기술블로그에 틈틈이, 꾸준히라도 해야 할 것 같은데 이것도 엉성하게 목표를 잡으면 흐지부지 될 것 같아서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 프로세스 설정이 필요할 것 같다.
여기까지가 2025년 목표 드래프트 4종이다. (어떻게 보면 5종인 거 같기도 하고)
2025년...이 다가와 버린 게 썩 두렵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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