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쓴 글이 어쩐지 티스토리 오블완 챌린지로 카운트가 안 돼서... 그래도 한 번은 오블완 챌린지 기록을 남기고 싶어서 + 정신없는 11월을 한 번 돌아보는 느낌으로 간단 회고글을 써본다.
1. 11월의 루틴
"마이루틴"이라는 어플을 추천받아서 사용하고 있다. 계속 유지하고 싶은 습관들을 리스트업하고, 달성하면 체크하고, 얼마나 달성했는지 달성률을 보여주는 어플이다. 기능적으로는 단순한데 쓸데 없는 군더더기가 없어서 꽤 꾸준히 사용하게 된다. (역시 simple is best다.)
10개 루틴을 정해두고, 시간 순으로 정렬을 해 둔 상태인데 확실히 아침형 인간이다 싶은 게 아침에 소화하는 루틴(수면 시간 확인, 체중 기록, 독서, 운동 등)은 달성률이 좋은 반면 퇴근 후에 마무리를 지을 수 있는 루틴들(스트레칭, 배움 정리)은 달성률이 처참하다... 스트레칭은 정말 중요한데 안 하게 된다. 아침에 운동 했으니까 안 할래 이런 루트를 타는데, 그 다음날 아침에 운동을 갈 때는 어차피 스트레칭 루틴이 있으니까 저녁에 하지 뭐 미루게 돼서 결국 스트레칭을 안 하게 되어버린다.
생각난 김에 오늘은 간단하게라도 스트레칭을 하고 자야겠다. (한 발 서기, 발바닥 풀어주기는 꼭꼭)
그래도 아침 루틴은 달성률이 꽤 괜찮은 편이라 뿌듯하다.
2. 11월의 독서
총 5권의 책을 읽었는데 보기에는 많아보이지만 얇은 책들을 많이 읽었다. 책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기록을 남겨보면
작별하지 않는다
문장 하나조차도 세심하게 고르고 골라 엄선된 것 같았다. 평소 서술 위주의 소설만 읽던 내게 세심하게 고른 문장들을 음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폭설이 내리는 제주도의 겨울이 온 몸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 신기했다.
하지만 내용은 꽤 어려워서 2부 후반부부터는 거의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 이전까지는 "아 이게 노벨상을 받은 작품을 원어로 읽는 느낌인건가, 묘사 하나하나가 가슴에 박힌다"는 느낌이었는데 뒤로 갈수록 난해해서 외국인이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독서 모임으로 읽은 책이었는데 다른 분들은 책에서 많은 걸 느낀 것 같아 신기했다. 독서 모임을 다녀오고 나니 책이 달리 보였다. 그러고 꽤 책의 잔향이 오래 남아 있다.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이 달의 goat 책. 에리히 프롬이라는 취향에 맞는 작가(라는 표현을 써도 될 지 모르겠지만)를 알게 되어 정말 귀중한 한 달이었다.
현대인은 모두가 ‘자신의’ 목표라고 우기는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엄청난 모험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다. 하지만 위험과 책임을 감수하고 자기 자신의 목표를 정하는 데에는 심각한 공포를 느낀다.
내가 이런 저런 행동을 하면 만사가 내가 바라는 대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모든 마법적 행위가 그러하듯 순수하게 주체의 생각 속에서만 존재하는 인과관계가 객관적 영향을 대체한다.
이런 문장들이 하나하나 가슴에 파고 들어서 위로가 되었다. 아 나만 힘든 건 아니구나 하는 느낌.
산책하는 법
괜스레 한 번 걷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유유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이 대개 일상의 소소한 부분에서 발견할 수 있는 귀중한 가치나 경험을 이야기하는데 딱 그런 느낌이었다.
일기 쓰는 법
이 책도 마찬가지로 유유 출판사에서 나온 소소한 경험, 그렇지만 소소하지 않은 가치를 다루는 책이다. 일기 쓰기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이야기하는데 책을 다 읽고 괜스레 일기를 쓰고 싶어져서 일기장을 샀다. (오늘 막 배송이 왔다.)
오늘부터 소소한 일상을 기록해보려 한다.
어쩌면 괜찮은 나이
나이듦에 대한 헤르만 헤세의 시나 에세이를 묶어놓은 책이다. 최근 나이 듦에 대해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이 책 역시 그런 고민에서 비롯되어 골라 읽은 책이다.
마음에 콕박힌 한 문장으로 책의 감상을 대체한다.
세상에 죽음은 없다. 모든 생명은 영원하다. 누구나 다시 돌아온다. 모든 인간에게는 가장 내면에 자아가 있고, 그 어떤 죽음도 그것을 파괴하지 못한다.
3. 11월의 공부
이것저것 찍먹해서 중심을 잡아야겠다고 느낀 한 달이었다. 그래서 공부의 중심을 잡아야겠다고 회고하게 된 한 달이기도 하다.
일단 글또의 "인과추론 뿌셔또"라는 채널에서 활동을 하고 있어 매주 인과추론 공부를 하기는 했다. 실무로 통하는 인과추론이라는 책으로 7챕터까지의 공부 분량을 인증했다. (7주가 걸렸다.)
이번 주에도 DID 공부를 하고는 있는데, 요즘 회사 업무로 정신이 없어서 많이 못했고 정리할 시간이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DID에 대한 개념을 공부하는 것이 다시금 퍽 즐거워져서 다음 주까지 진득하게 마음을 잡고 할 예정이다.
비모수 통계학도 찍먹했다. 비모수 통게학 with R이라는 책을 7장까지는 학습했는데 인과추론과 병행을 하니까 정신이 없기도 해서 잠정 중단된 상태이다.
베이지안 통계도 잠깐 복습했다. 이렇게 온갖 통계 공부를 찍먹하다보니 정신이 없어서 일단 인과추론 공부를 다 마무리하고 다음 공부로 넘어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는
- 비모수 통계학 - 커널 개념을 잘 이해하고 싶다
- 베이지안 통계 - MCMC를 돌려보고 싶다. (딱히 쓸 데는 없다.)
머신러닝 - 업무를 하는데 머신러닝을 하면 좋았겠다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 SQL - 쿼리를 잘 튜닝해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업무에서 크게 두드러지게 쓸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알아두면 두고두고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
- 컴퓨터 시대의 통계적 추론 - 통계 개념을 시대에 따라 총망라한 책인데 다시금 읽어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 데이터 엔지니어링 - 데이터가 어떻게 쌓이는가, 이런 것들을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또, 커리어를 생각하면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이런 것들을 공부하고 싶단 생각이 드는데 아마 이것도 한 번에 다 못할테니 인과추론 공부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그 순간에 딱 끌리는 공부를 하나 골라서 파면 좋겠다. (현재로서는 머신러닝 킥오프나 비모수 공부 마무리가 유력한 후보군)
4. 11월의 마음
일에 대한 생각이 유독 많았던 한 달이었다. 일을 잘 하고 못 하고와 별개로 말이다. 다음 달에는 하루 연차를 써서 일 대신 나를 위한 시간을 마련해두려 한다. 그 때까지 업무 마무리 잘 하는 걸로.
'일상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년 회고, 2025년 목표 (1) | 2025.01.01 |
---|---|
R이냐 파이썬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To do R, or Python) (2) | 2024.12.03 |
글또 10기를 시작하며 (가을은 독서와 글또의 계절) (14) | 2024.10.01 |
회고에 대한 회고 (2) | 2024.08.15 |
전직 소셜 빅데이터 분석가의 직무 썰풀기 (무엇을 하나요? 어떤 기술이 필요한가요?) (0) | 2024.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