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거창하게 썼지만, 최근 PM을 위한 데이터 리터러시 인강(최근에는 학습률이 부진하지만... 큭)이나 현업에 계신 데이터 분석가 분들을 봬면서 느낀 점들을 기록하는 글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전히 좋은 데이터 분석가라는 것을 정의하는 것은 어렵다. 애초에 한 두 가지의 범주로 정의 지을 수 있는 개념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과가 아니라 한 단계 한 단계의 과정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이 글은 엄밀히는 '점점 좋아지는' 데이터 분석가가 되기 위한 글이라고 볼 수 있겠다.
무작정 일을 벌이지 말고, 정리하는 시간을 반드시 갖자
PM을 위한 데이터 리터러시 인강(이하 PM인강으로 명명)에서 '발산'과 '수렴'이라는 키워드가 왕왕 나온다.
- 발산 =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풀어놓는 것
- 수렴 = 목표를 구체화하며 아이디어를 선정하는 과정
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는데, 인강에서는 업무 차원에서 화두를 던진 것이었으나, 개인적으로는 일상에서 찔리는 부분이 많았다.
업무를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대비책을 생각하거나, 실현 가능성을 많이 고려하는 편이라 스스로를 '수렴형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것저것 사놓고 제대로 펴보지도 않은 책이나 인강을 보니 도저히 수렴형 인간이라고 말할 수 없어서 사실 좀 찔렸다.
아래는 사놓고 펴보지도 못한 책과 인강 목록 중 일부인데, 모아놓고 보니 제대로 보지도 않고 책만 사모았구나 싶었다...
요즘 내가 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을 다 벌여놓아서 내가 일정을 소화하는 게 아니라 일정이 나를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있고.....
일정에 쫓기다 보니, 정신 차려 보면 뭔가 한 건 같은데 돌아보면 뭘 했는지 기억이 없다. 이게 악순환인데 내가 뭘 했는지 스스로 잘 모르다보니 '성장'을 하지 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들고, 그런 기분이 들어 또 일을 벌이게 되고, 그럼 또 바빠져서 정리할 시간이 없어지고.....
자기 자신을 피드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많이 들어서 시도해 봤지만, 이것도 며칠 하다가 잘 되지 않았다. 이건 또 왜 안 됐지 생각해보면, "To-Do Driven"으로 살고 있어서 스스로를 피드백하고 회고할 시간에 To-Do List를 쳐 내겠다는 마음이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귀찮아서, 내가 한 게 없는 것 같아서, 뭐 이런 이유들도 있기는 하지만 결국 우선순위에서 '회고'가 밀리기 때문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이에 대한 액션 아이템은 PM 인강-섹션7. 회고 프로세스 파트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
- 주간 단위로 스스로 회고하는 시간을 갖자.
- 크게 일, 개인공부, 스터디공부 3개 범주로 나눠서 회고 템플릿에 맞춰 생각해 본다.
- 간단하게는 내가 뭘 했지? 와 같은 사실에 대한 것을 떠올린 후 정리해 본다.
- 배웠던 점 또는 느낀 점을 작성해 본다.
- 뭔가 적용할 만한 것이 있을지 생각해 보고, 체크 리스트 형태로 따로 모아서 다음주에 확인해 본다.
와 같은 형태로 나만의 회고 프로세스를 만들어 나가면, 무작정 일을 벌이지 않고 한 번씩 브레이크를 밟아줄 수 있을 것 같다.
목적에 대해 생각하자.
일을 시작하는 건 쉬운데, 뒷심 있게 마무리하는 게 조금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많이 이것저것 발산한 게 많다보니 자연스레 우선순위에서 멀어진 일들도 있어서 그렇겠지만은, 뚜렷한 목표 없이 무언가를 시작해서 중간에 동력을 잃어버린 영향도 큰 것 같다.
어떤 일을 시작함에 있어, 목표를 크게 생각하지 않고
좋아 보여서, 안 하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에,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재밌어 보여서....
이런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했다가, 막상 내용이 가볍지 않다보니 길을 잃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또, 약간의 완벽주의(?) 성향 때문에 책을 하나 보기 시작하면, 개념이 이해가 될 때까지 붙잡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과정이 사실 썩 재미있지도 않거니와, 역으로 공부를 질리게 만들어 버려서 뒷심이 부족해진 영향도 있는 것 같다.
책을 굳이 완벽하게 다 이해해서 봐야하는 목적이 없는데도 붙잡고 있었던 건, 말 그대로 목적이 없었던 영향이 클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공부하고 있는가?
이 화두를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재미있어서"라는 답으로 귀결되었다.
공부가 재미있다고 무언가를 잘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모르는 걸 새롭게 알게 될 때의 기쁨이 크기 때문에 나는 공부를 하고 있다.
뭔가 거창한 목적이 아니어서 부끄럽기도 하고,
클린 코드의 기술에서도 '20%의 시간이 80%의 성과를 만들고, 내 시간을 잘 하는 것 하나에 쏟아야 효율이 가장 좋다'는 내용을 읽기도 했는데, 재미로 여러 가지 것들을 공부한다는 것이 오히려 성공과는 멀어지는 일인 것 같아서 의구심이 남아있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현재 내가 공부하는 이유는 재미..다.
재미로 공부하는 게 적절치 않더라도, 나라는 사람이 한 가지 공부만 하면 금새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이기 때문에..
지루함을 느끼면 공부를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에, 적어도 나라는 사람 한정으로는 지금의 방식이 나쁘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어 "재미라는 효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공부(든 다른 것이든..)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정의하자.
무언가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화하는 게 아직은 어렵다. 뭔가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발생 가능한 반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떠오르다보니 생각이 여러 갈래로 뻗치는 일이 꽤나 많다.
'A라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 B라는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함이 있지 않을까? C도 봐야 하나? D는?' 이런 식으로 생각이 뻗어나가는 편인데, 이런 방식이 장점이 될 때도 있기는 하지만 생각만 하다 결론에 도달하지 못해 단점이 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칼 포퍼가 쓴 "삶의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 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책에서 본 문장들에서 몇 가지 찔리는 포인트가 있었다.
우리는 항상 반증을 통해 전혀 새로운 사실들을 배웁니다. 어떤 가설이 잘못됐다는 사실 뿐만 아니라 그것이 왜 잘못되었는지도 배웁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더욱 예리하게 조준된 새로운 문제를 얻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알고 있듯이 새로운 문제는 새로운 과학 발전의 진정한 출발점입니다.
생각을 생각으로서 품고 있으면, 반증을 얻을 수 없고, 반증을 얻을 수 없으면 충분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없기 때문에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는 내용인데 마찬가지로 무언가에 대한 정의를 머릿 속에만 품고 있으면 충분한 반증과 시행착오를 겪을 수 없으므로 발전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유저 관점에서 자유롭게 스토리를 상상하되, 조금 더 적극적으로, 그리고 어느 시점까지는 결단을 내려서 정의 내린 것을 세상에 선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결국 제일 중요한 건 건강
근래 공부하는 것이 조금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게 보상이 없어도 공부를 한다는 핑계(?)로 밖에 나가서 밥도 즐기고 체크리스트를 지워나가는 쾌감도 있다. 공부를 쭉 꾸준히 잘 하기 위해서는 결국 제일 중요한 게 건강일 것이다.
최근 글또 활동을 하면서 오프라인으로 현업에 계신 분석가, 개발자 분들을 뵐 기회가 있었는데
"다들 건강관리에도 힘쓰고 계시구나, 내가 너무 방탕(?)하게 몸 관리를 안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반성이 많이 들었다.
수술을 받으면서 운동을 자연스럽게 못하게 됐고, 그러면서 루틴에서 멀어지게 됐는데 다시금 조금씩 운동에 습관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차하면 단기 PT라도 다시...!)
나를 잘 아끼고, 돌봐줘야 멀리 갈 수 있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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