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글은 편하게 써야 할 것 같아, 경어체 대신 평어(예의있는 반말이라고 한다.)로 써보려 한다.
블로그 내적인 변화
5~6기에는 글을 써보는 습관을 기르는데 집중했다면, 7기에는 좀 더 독자친화적인 마인드로 접근해보자고 다짐했었다.
이를 위해
- 일기 쓰듯 보이지 않으려면 일단 경어를 써보자
- 기술 관련 포스팅의 비중을 높이자
-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할만한 글을 써보자
라는 3개의 목표를 세웠드랬다.
'반말을 쓰지 않겠다'는 정말 반말만 쓰지 않으면 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달성 가능한 목표였다. 동시에 '경어로 글을 쓰는 것'은 다른 목표의 수단이기도 했는데, 일기를 경어로 쓸 수는 없었기 때문에 해당 목표를 통해 자연스레 기술 관련 포스팅을 늘리게 되었던 것 같다.
5기, 6기에는 에세이/독후감 : 기술(파이썬, R, 통계...) 포스팅의 비중이 계속 6:4였는데, 7기에는 그 비율을 역전시킬 수 있었다. (7기에서는 에세이성 글보다 기술 관련 글의 비중을 더 늘렸다!) 앞서 썼던 것처럼 '경어'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5~6기 활동을 하면서 나름대로 공부했던 내용들이 몸에 많이 체화됐기 때문도 있던 것 같다.
5,6기 활동 때는 늦은 나이에 커리어를 시작했다는 것에 주눅이 많이 들어있기도 했고, 함께 활동하시는 글또 회원분들의 글도 워낙 훌륭해서 '도대체 뭘 써야하지' 글감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또, 공부를 하더라도 이걸 글로 정리하기가 어려워서 때로는 마감에 쫒겨 회고글을 제출하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도 7기 활동을 하면서는 그간 공부했던 내용들이 많이 체화되기도 했고, '나도 나름 글또 활동 오래했잖아?! 주눅들 필요 없어!'라는 마인드가 장착되니 이전보다는 기술 관련 글을 수월하게 쓸 수 있었던 것 같다.(물론 여전히 어렵지만.)
7기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글을 썼는지는 잘 모르겠다. 대신 7기 활동 중에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티스토리 블로그에 구글 서치 콘솔을 붙여놓질 않았다는 것이다. 이걸 1년 반만에 알게 되다니.....
블로그가 구려서 방문자가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구글 서치 콘솔'을 붙여놓질 않았으니 무슨 수를 써도 구글에서는 내 블로그 글이 검색이 되지 않을 수 밖에 없었다.
이제라도 안 게 천만다행인걸까 싶다...
블로그 외적인 변화
사실 그간 감정적으로 힘들었지만, 지금은 나름대로 극복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 극복 과정을 간략히 기록하면...
1. 제주도 여행
최근에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는데, 푸른 바다를 보고 있으니 심적으로 많은 부분이 회복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제주도에서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 이라는 책을 완독했다.(개인적으로 정말 정말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공감의 중요성을 말하는 책인데 '나는 자기 공감을 하고 있었는가?', '타인에게 내 방식대로 반응하고 공감이라고 착각하지는 않았나?'와 같은 여러 생각이 많이 들었다.
2. 운동
사실 이건 정말 얼마 전부터 시작한 거라 적어도 되는 걸까, 부끄럽기도 하지만 요즘 멘탈에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고 있는 요소라 꼭 적어야겠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살이 많이 찌기도 했고, 내 몸을 가꾼다는 것 자체를 오랜 기간 소홀히 해 오기도 했어서 몸에 대해 신경을 안 쓰고 살아오다가, 제주도 여행에서 '승모근 컨트롤을 못해서 사진이 안 예쁘게 나오는 게 말이 되나?', '와 사진으로 보니까 정말 살이 많이 쪘구나' 라는 여러 감회가 지나가서, 이 참에 운동을 정말 해보자라는 다짐을 먹고 거금을 들여 PT를 시작했다.
운동은 시작한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신체적인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대신 심리적으로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
PT 트레이너와 시간을 잡기도 아침 시간이 용이하기도 하고, 사람 많은 시간에 몸치인 나를 내보이는 게 부끄러워서 아침 운동을 시작했는데, 아침 운동 시간에 에너지를 분출하고 가서 그런건지 몰라도 사무실에 출근했을 때 이전보다 묘하게 긍정적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또, 스스로 '아침에 운동하는 나는 멋진 사람이야'라는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되면서 소소하게 자존감이 올라가고 있다.
3. 독서
소홀했던 독서를 다시 시작했다. 다른 사람은 잘났는데 나는 아닌 것 같다는 조급함에 쫓겨 '자기계발서/데이터 관련 서적'만 읽다가 어느 순간 흥미도 잃고, 숙제하는 기분이 들어서 독서 자체를 소홀히 했었다. 그러다 조금씩 전공과 무관한 에세이류, 심리학, 업무 외 분야의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재미도 있고, 에너지도 충전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주말 오전 시간에 커피를 타오고, 피아노 음악을 세팅해놓고, 독서에 집중하다보면 행복감이 몽글몽글 피어오를 때가 있었다. 특별한 목적이 없는 행동이 주는 행복감이 상당히 컸고, 그 과정에서 휴식의 중요성을 진심으로 깨닫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는 뭘 할 것인지
무언가를 개선하고, 누군가에게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많이 조급해하고 있다는 걸 최근 깨닫게 되었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가치관을 갖고 있는 건 좋지만, 그게 강박이 된다면 여러 사람에게 좋지 않은 일일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업무에 안주하지 않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의 디테일을 살리든 아니면 조직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든 역량을 키우고, 업무도 확장시키는 게 좋지만, 그게 꼭 당장 지금일 필요는 없다.
탑을 한층 한층 쌓아올리듯, 차근차근 성장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아니 차근차근 성장하는 사람일 것이다.
당장은 시계열을 활용해서 이것저것 써먹어 보고 싶은 게 많아, 시계열과 파이썬 공부에 집중해보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지치지 않도록 휴식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한 층 한 층 커리어를 쌓을 수 있으면 좋겠다.
또, 티스토리 블로그가 먹통이 돼서 이걸 계속 써야하나? 고민이 되기는 하지만 GA(구글 애널리틱스)도 블로그에 붙여서, 본격적으로 블로그도 잘 관리해보고 싶다.
다음 기수도 가능하다면 참여할 예정인데, 그 때도 뭔가 얻어가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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