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뒤늦게 커리어를 시작하려고 하는 당신에게,
그리고 뒤늦게 커리어를 시작하고 있는 제 자신에게 쓰는 글입니다.
- 뒤늦게 커리어를 바꾼 저는 어떤 상황이었는지
- 데이터 분석가로서 입사하기 위해 어떤 것들을 노력하면 좋을지
- 어떤 것들을 공부하면 좋을지, 저는 어떤 것들을 공부하고 있는지
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1. 나의 이야기
저는 첫 취업을 느즈막히 시작해서, 중간에 '데이터 분석가'로 직종을 바꾼 케이스입니다.
완전히 비전공자는 아니지만(통계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학부만 졸업한데다가 이전에 했던 회사에서 데이터를 다루기는 했지만, Excel, Powerpoint의 툴만 썼기 때문에 오히려 저를 비전공자로 간주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네요.
그래도
- SQL이나 R을 써 본 경험은 있었고,
- 어쨌든 통계학이라는 학위가 있었고,
- 이전에 하던 업무가 어쨌든 데이터를 다루는 일이었기 때문에,
우연한 기회에 조금 남들보다 늦은 나이로, 게임회사에 신입 데이터 분석가로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학부에서 배우는 게 그리 깊은 지식은 아니고, 그나마도 몇 년 이상을 써먹지 않았기 때문에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내가 배움이 부족한 건 아닐까?' 라든지, '너무 늦게 시작해서 그런가, 나보다 잘 하는 사람들이 참 많네' 라든지 하는 불안감과 자격지심이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불안함을 동력으로 삼아 계속 공부하고, 이런 저런 책도 찾아보고 그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동시에 정신승리(?)라고도 볼 수 있지만, 나름의 멘탈 관리도 하고 있는데요. '인생은 장거리 마라톤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름대로 멘탈관리를 하기도 합니다. 너무 뻔한 말일 수도 있지만, '인생은 단거리가 아니기 때문에 단기간에 속도를 내는 것보다 페이스 조절을 하는 것이 낫다' 라는 이유도 있고, '결국 마라톤의 목표는 완주이기 때문에 (물론 마라톤도 기록 경기이긴 하지만요) 누군가 당장 저보다 앞서나간다고 해서, 그게 저의 완주에는 영향을 미치지는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너무 비교하지 말자' 라는 생각을 스스로 계속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늦게 커리어를 시작한 수많은 사람 중 한 명인 저는 (모집단 N에서 단 1의 표본이지만) 이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커리어에 정도라는 것은 없기에, 그리고 저는 '제가 엄청 잘 하고 있고, 완벽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자신감이 떨어지는 때가 많기 때문에 이게 '모범답안이야!'라고 말은 못하겠지만, '여러 정보가 있으면 그래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계속 주관적으로 글을 작성해보겠습니다.
2. 데이터 분석가가 되기 위해선?
이 부분만큼은 객관적으로 작성해야 할 것 같아서(단순히 제 경험만으로는 커버가 안 되는 영역인 것 같아서) 유명 회사의 채용 공고를 찾아보고 정리해봤습니다.
사실 채용공고를 잘 정리한 글이 있어서, 이 글을 참고하시는 게 더 좋으실 수도 있긴 한데요..!
저는 업무 영역 관점에서 글을 더 써보려고 합니다. (게임회사 3개, 다른 유명회사 3개의 채용 공고를 참고했습니다.)
(1) 요구 사항
1) 도구 사용
- SQL은 기본, R 또는 Python 사용 가능할 것(R보다는 파이썬을 우대하는 쪽이 더 많음)
- Tableau, Power BI 등 대시보드 툴에 대한 이해
- Hive, Spark 등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활용이 가능한 경우 우대하는 곳이 있기도 합니다.
2) 자격 조건
- 통계학/컴퓨터 공학/수학과 졸업을 우대하는 회사도 있지만,
- 기본적으로 경력/경험이 필요합니다.(데이터 분석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거나, 분석 프로젝트를 진행해봤거나 등)
- 우대하는 경험은 회사 by 회사, 팀 by 팀일텐데요.
- Product 관점 & 마케팅 영역에서 데이터 분석을 활발하게 사용할 경우에는 A/B 테스트 등을 통해 지표 개선을 해 본 경험이나 대시보드 설계 경험이 중요할 것이고,
- 추천 팀에서 데이터 분석가를 채용한다면 최적화 경험이 중요할 것이고,
- 이상치 / 어뷰징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한 부서에서는 또 다른 경험이 중요할 것 같아요.
- 그러나 사람이 모든 경험을 다 해볼 수는 없기 때문에(..) 분석 경험에서 나름의 배운 점,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 등을 적재 적소에 활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 소프트 스킬
- 커뮤니케이션 능력, 책임감 등..
- 팀원들과 잘 융화되고,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하기 위한 그런 요소이지 않을까 싶은데, 우대사항에 나와 있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하지만 잘 안 되는) 역량은 '주도성'과 '프로세스 관리 역량'이 아닐까 싶습니다.
업무 상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위해 주도적으로 노력하는 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쉽지 않네요.
4) 도메인 지식
- 채용 공고에는 명시가 되어 있지는 않지만, 암묵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사실 도메인에 대한 지식은 나중에라도 익힐 수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도메인에 대한 애정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2) 업무 내용
- 대체로 추상적입니다. 어느 정도 결은 비슷하지만 아마 회사마다 직무 내용이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 공통적인 부분은 데이터를 통한 의사 결정 지원,지표를 만들고 이를 시각화한 리포트 제공 등이 있는데요.
제가 써놓긴 했지만, 사실 이것도 추상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다만, 개인적으로 분석가가 도메인에 대한 애정이 클 경우에 더 몰입이 잘 되고, 그런 만큼 성과가 더 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처음 시작이 어렵다면 관심 가는 도메인 먼저 두드려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3. 데이터 분석가로서 커리어를 쌓기 위한 공부
사실 이 부분은 저도 지속적으로 노력중인 부분이고, 제가 업계에서 매우 걸출한(?)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대표성은 떨어지지만, 이렇게도 하는구나 참고로 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1) SQL
- 특별히 현 시점에서 노력을 더 기울이고 있지는 않지만, 입사 초기에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입니다.
(데이터 추출이 제일 기초인데, SQL을 모르면 데이터 추출을 할 수가 없으니까요.) - 업무 초기에는 전임자가 짜 놓은 쿼리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DB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위주로 파악했습니다.
- SQLD 자격증 공부를 하면 그래도 좀 공부를 더 하지 않을까? 싶어 자격증 공부도 해봤는데 개인적으로는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자격증은 GET!)
- SELECT 문으로 데이터를 추출하는 건, 직접 부딪혀보면서 배우는 게 제일 빠르다고 생각하고, 중간중간 데이터 추출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따로 기록해 놓으면서 계속 실수하는 부분을 고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ex. JOIN할 때 중복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고 JOIN을 해서 데이터가 중복 집계되는데, 중복이 없는지 계속 체크하자, 검수를 더 세밀하게 해서 실수하는 부분을 보완하자 등..) - 만 2년이 넘어, 3년차가 된 지금은 SQL 튜닝을 공부하면 좋지 않을까 싶어 책을 사두긴 했는데, 아직 제대로 보지는 못했습니다. 조만간 공부 계획을 잡을 예정입니다.
(2) 통계
- 제 업무에서는 크게 통계 지식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데(대체로 시각화 작업이 많아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베이스가 통계학 기반이기도 하고, 제 직무 전문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꾸준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 입사 초기에는 기초 통계도 다 까먹은 실정이라, 기초 통계학 위주로 공부했습니다.
(평균, 표준편차가 뭐였지? ANOVA, t-test가 뭐였지?) - 가장 많이 도움이 됐던 책은 데이터 과학을 위한 통계 였어요. 제가 샀을 때는 R 코드만 있었는데, 지금은 파이썬 코드도 제공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초 통계 개념을 잡으면서 코드로 구현하며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 이후에 업무를 하면서 시계열 분석에 대한 관심이 생겼는데(시계열을 안 듣고 졸업해서 시계열을 몰랐습니다....), 시계열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개념들을 다 까먹은 상태라 수리 통계학, 회귀분석 개념을 다시 복습했습니다. 시계열 분석에 대한 관심이 생겼던 건, 대체로 제가 보는 자료가 '시계열' 형식이 많았어서 시계열을 잘 안다면 뭔가 조금 더 지금보다 나은 분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 지금은 '인과분석'과 '베이지안', 그리고 여전히 시계열에 대한 관심이 큽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책을 사거나, Youtube로 찾아보기로 하는데요. 인과분석 쪽은 '고수들의 계량경제학' 같은 책으로 기초를 한 번 잡으려고 했고, 베이지안은 요즘 공부하고 있는데 '파이썬을 활용한 베이지안 통계', '흥미로운 베이지안 통계' 같은 책을 보고 있습니다. 특히 베이지안 관련해서 말씀드린 책은 진짜 기초부터 차근차근 잘 알려주려고 쓰인 책이라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픽입니다!(베이지안에 관심이 있으시다는 가정 하에...)
(3) Python
- 개인적으로 파이썬을 아예 못 다루는 게 마음에 걸려서 계속 공부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유의미한 성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 써먹을 일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데이터 분석을 하더라도 R을 쓰니까요.)
- 점프 투 파이썬을 보거나, 인프런 인강 수강(프로그래밍, 데이터 과학을 위한 파이썬 입문 / 공공데이터로 파이썬 분석 시작하기 등의 인강을 들었습니다.) 등을 했지만, 파이썬이 자꾸 손에 익는다는 느낌이 안 들어서,
- 계속 파이썬을 어떻게든 써먹자 라는 마음으로 연습문제를 주기적으로 푸는 식으로 공부방법을 바꿨습니다.
- 최근에는 '파이썬 매일코딩' 이라는 책을 끝마쳤고, '프로그래머스'에서 1,2단계의 낮은 레벨의 문제를 꾸준히 풀고 있어요.
- 파이썬 기준으로 코드가 써 있는 통계/머신러닝 관련 책을 보기도 합니다.
- 결국, 파이썬은 계속 써봐야 숙달이 되는 영역인 것 같아서, 요즘 하고 있는 공부를 어느 정도 마무리 지으면, 직접 파이썬을 활용해서 작게나마 계속 데이터 분석을 해보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4. 마무리하며
쉽지 않은 결심을 한 당신을 응원합니다. 인생이라는 장거리에서 각자의 목표를 완주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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