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스웨인 교수의 '공부책(How to Study)'이라는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작성해보려고 합니다.
표지에서부터 상당한 어그로(..)가 뿜뿜하는데(마치 지하철 광고판이나 인스타그램 광고에서 보일 것 같은 느낌) 실제 책의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오히려 책 표지 때문에 책 이미지가 손해를 보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요..!
그래서 이 책은 어떤 책인가?
'How to Study'라는 부제처럼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책입니다. TMI이기는 하지만, 저는 공부하기 싫을 때 뭐라도 하는 느낌을 내고 싶어서, 자기 계발과 관련된 실용 서적들을 자주 읽는 편인데요. 제가 읽었던 다른 책들과 달리 '공부책'은 좀 더 근본에 집중하는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자기 계발 책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닌데,
-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이거나 실용적인 개별 방법을 이야기하기보다는,
- '집중', '명확한 이해', '흥미를 갖고 몰입하는 태도' 등을 이야기하고, 그것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해줘서
어떻게 보면 너무 뻔한 이야기인거 아니야? 싶다가도, 막상 돌아보면 내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고 있었구나를 깨닫는 지점들이 많았습니다.
명확하게 이해하기
- 기본을 명확히 알고,
- 내가 알고 있는 개념을 스스로 정리하고 분류할 수 있어야 하고,
- 그렇게 익힌 기본개념을 다른 분야에도 적용해서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책에서는 강조합니다.
실제로는 잘 모르지만, 어쨌든 한 번은 들어보고 공부했기 때문에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았나 스스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더라구요.
- 기초 개념을 공부한다. 기초 개념이기 때문에 빠르게 넘어간다.
- 프로그래밍(파이썬)이 부족하므로,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책을 공부한다. 여기서부터 슬슬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코드만 따라 입력해보면서 어쨌든 책을 한 권 읽었으니 내가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
- 실제로 업무에 적용해보려고 도전해보거나, 상위 단계의 책을 공부하지만 이해하지 못한다. 다시 이전 단계로 돌아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나는 공부해도 모르네' 하면서 자존감이 깎여나간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성장'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지라,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제가 부족한 건 여전히 기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집중 / 진지한 자세 유지하기
저자는 공부할 때는 집중하고 진지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어떻게 보면 되게 당연한 이야기인데 책을 읽으면서 저는 그렇게 당연하게 공부해오지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 주말에 공부하기 싫다고 책만 펴놓고 뒹굴거리지는 않았나?
- 어쨌든 내가 공부하는데 시간을 쓰고 있으니까 핸드폰을 보면서 공부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은데
- 내가 공부를 하는데 시간을 쏟고 있지만 뭘 배웠는지 스스로 정리를 해본 적이 있었나?
이런 반성이 많이 들었습니다.
특히 핸드폰을 계속 곁에 두고 스몸비처럼 살고 있는데, 핸드폰을 한 시간과 공부를 한 시간의 경계가 흐릿하다는 부분이 계속 반성이 되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 노력하려는 의지 다지기
결국 답은 내가 내야 하는 것이고, 누군가(책에서는 선생님이지만, 제 입장에서는 인사평가를 하는 상위직책자나 인사팀이겠죠..?)가 나를 평가하고 검사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고 스스로 자신을 평가하고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그러려면 내가 뭘 알아야 하는지,
- 내가 필요한 건 무엇인지,
- 이걸 공부할 때 얻는 이점이 무엇인지,
- 나의 공부 수준이 어느 정도 되는지
를 스스로 진단하고 적용해야하지, 그걸 남이 대신 해줄 수 없다고 강조하는데, 사실 이 부분에서도 개인적으로 많이 찔렸습니다.
'어딘가의 이상향이 존재하고, 나 아닌 타인은 그 이상향을 도달하는 방법을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스스로 노력해보려고 하는 것보다 타인에게 의존하려고 했던 지점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좋은 데이터 분석가가 되기 위해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답은 결국 아무도 모르고, 당장 내가 필요한 것에 집중해야 한다! 라는 다짐을 다시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어떤 목표를 가질 수 있을까, 이를 위해 뭐를 더 해볼 수 있을까?' 를 계속 고민해보면서 저만의 공부법을 개척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적용해보고 있는가?
- 내가 공부한 것의 핵심 개념이 무엇인지
- 내가 어디까지 알고 어디까지를 모르는지
- 공부하면서 궁금한 부분이 있는지
를 체크하기 위해 이번주 초에 TIL 용 노트를 구비하였습니다!
보통 TIL은 블로그에 많이 남기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저도 블로그가 있지만서도) 블로그에 TIL을 남긴다는 것은 결국 남이 볼 수도 있다는 거고 그럼 남의 시선을 무의식적으로 신경쓰게 되면서 '잘 써야 해!' 라는 압박감으로 이 습관이 오래 유지가 될 것 같지 않아서 'TIL을 수기로 작성하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제가 아날로그 형 인간이라, 연필이나 볼펜으로 글을 쓰는 느낌을 좋아하기도 하구요.
위 이미지는 요즘 '통계적 인과추론(Causal Inference in Statistics : A Primer)'을 공부하고 있는데, 이 책의 서문 구간을 복습하면서 작성한 노트를 일부 발췌한 것입니다.
Expectation(평균) 에 대해서는 더 공부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자세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백지에서 공부한 부분을 채우려고 하니 쉽지 않더라구요.
- X가 주어졌을 때, 조건부 기대함수(Conditional Expectation Fuction)은 왜 최적 예측치이지?
- 회귀분석의 coefficient를 구하기 위해 LSE를 사용하는데, 왜 LSE여야 하지? (MAD는 안 되는건가?)
- 평균은 중심의 측도인데, '중심의 측도'라는 것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나?
등에 대한 것에 스스로 답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이번주에는 새로운 개념을 공부하기 보다는, 이런 부분들을 채워 나가는 방식으로 공부를 했는데....
단점은
- 진도가 지독히 나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특히나 새로운 개념들이 홍수처럼 쏟아져나오는 세상인데 이렇게 느릿느릿 공부하는 게 맞는지 조금 걱정과 불안이 올라왔습니다.
- 특히 주변을 둘러보면 새로운 기술을 빨리 습득하고 적용해보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너무 성과가 나지 않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것 같아요. (남하고 속도를 비교하게 되면서 걱정하게 되는 경우가 생김)
대신 장점이 좀 더 컸는데,
- 내가 진짜 뭔가 배우고, 익히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속도랑 분량에만 급급할 때는 공부를 해도 남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었고,
- 어려운 부분이 생겨 특정 구간에 막히면 그게 스트레스로 다가왔었어요.
- 그런데 '나는 인과분석을 실무에 적용해보기 위해 공부할 거고, 인과분석 같은 건 단순히 코드만 따서 쓸 수 있는 게 아니고, 팀 내 통계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대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으니 기초부터 차근히 다질거야' 라는 다짐으로 진지하게 책을 살펴보니, 배우고 익히는 것에 대한 기쁨이 무엇인지 더 잘 체감이 되었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애자일'적인 느낌(..정확하게 정의를 하지는 못했어요)으로 일단 해보고 다시 수정해보면 되니까 당장 실행하자 라는 팀 분위기가 강한데, 저는 그렇게 움직이지는 못하는 사람이거든요.
- 이게 왜 필요한지? (목적)
- 업무의 대략적인 프로세스(프로세스를 설계하지 않으면 사후관리가 어려우므로)
- 그 방식을 실행했을 때 문제가 되는 부분이 없는지?(리스크) 등을 고민하느라 처음 실행이 느린 편입니다.
- 일단 실행해보는 게 중요하기는 하지만, '문제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이 문제에 내가 어떤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는지 고민을 많이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이 책이 위로해주는 것 같아서 약간의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아무튼 결론은 남하고 비교하게 되는 건 조금 줄이고, 내가 몰입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공부하는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책 자체는 분량이 적은 편이라 부담없이 읽기 좋은 책이에요. 한번쯤 읽어보시는 것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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