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놀러갔을 때였나, 미니북을 할인해주는 행사가 있어서
'인간관계론', '인간실격', '세상을 보는 지혜' 이렇게 3권을 구매했었다.
미니북은 출퇴근 시간에 짬짬이 읽기 좋지 않을까? 라는 계산을 갖고 구매했었는데, 2호선은 지옥철이라는 것을 고려하지 못했다.
이렇게 띄엄띄엄 오랜 기간을 두고 읽게 된 영향도 있고, 책 자체도 이런 저런 에피소드의 반복이라 사실 책 띠지에 나와있는 내용처럼 "관계에 서툰 당신을 위한 인간관계의 고전"이라든지, "인간관계의 바이블"이라든지 이런 식으로 극찬은 못하겠다.
책의 핵심 메시지는 간결하다. "사람은 인정 받고 칭찬 받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누군가와 진정으로 관계를 맺고 싶다면 칭찬을 해라" 라는 것이다.
이건 그냥 환심과는 다르다. 아첨은 진심이 담기지 않은 것이고, 칭찬은 진심이 담긴 것이다. 즉, 누군가의 장점을 꿰뚫어보고,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메시지로 누군가를 칭찬할 때, 관계를 성공적으로 맺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읽으면서 '말이 쉽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내 경우는 오히려 과도하게 칭찬을 하여 상대를 부담스럽게 만들었던 경우도 많았다. 나는 진심을 담아 칭찬을 했어도, 누군가가 아첨을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때부터는 칭찬은 내 손을 벗어나버리게 된다.
그리고 정작 나를 칭찬해주지 못하고 있는데, 내가 남을 칭찬하는 것도 너무 우습게 느껴졌다. 내면의 힘이 없는 사람의 칭찬이라 힘이 없고 공허하게 느껴졌던 걸까. 생각해보면 내 칭찬이 어떤 이를 기세등등하게 만들어서, 나를 우습게 보고 만만히 대하는 요소로도 쓰였던 것 같다.
그래서 책의 메시지는 좋지만, 이걸 실천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들었다.
그래도 일부분에서는 생각을 고쳐먹어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인간의 행동은 이성적으로 지적질을 해서 고칠 수 없고, 결국 감정을 건드려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누군가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일일이 부딪혀봤자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걸 느껴서, 감정적인 대응은 자제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하고, 자신이 주목받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인정받고 싶어서 "나 사실 이것도 잘 해, 저것도 잘 해"라고 발악하는 것도 별 의미가 없다는 것도 깨달았다.
"오 이녀석 꽤 하잖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열등감과 질투심'을 느끼고 나를 적으로 돌리게 될 사람이 늘어나게 되는 리스크는 지고 싶지 않다.
그래도 카네기 선생님 덕분에 '잘나보이고 싶다'는 내면의 욕구는 한풀 꺾여서 그건 나름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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